영화 듄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화면은 압도적으로 아름다운데, 대사 속 낯선 단어들이 쏟아지면서 '지금 뭘 보고 있는 건가' 싶었거든요. 일반적으로 SF 영화라고 하면 관객이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설명 장치를 넣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듄은 그런 친절함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영화입니다. 알고 보니 그 낯섦의 근원은 서기 16000년에 걸친 방대한 역사였고, 그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나면 영화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듄의 배경역사 — 1만 년이 만들어낸 봉건 은하제국처음 영화를 봤을 때 황제니 귀족 가문이니 하는 설정이 그냥 판타지 클리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수만 년에 걸친 역사적 필연의 결과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듄 세계관의 분기점은 서기 1..
미국 드라마인데 한국어가 절반이라면, 그게 미드일까요 한드일까요?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시리즈 버터플라이를 처음 틀었을 때 저도 잠깐 헷갈렸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치는데, 화면 구석에는 영어 자막이 달려 있었거든요. 국내 드라마를 주로 보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작품인데, 익숙한 풍경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쉽게 빠져들었습니다.한국 배경, 단순한 이국적 배경이 아니었다첩보물에서 해외 로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이국적인 분위기만 빌려오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장소 자체가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방식입니다. 버터플라이는 후자에 가깝다고 느껴졌습니다.서울 도심의 고층 건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안동 하회마을과 부용대 같은 전통 한옥 명소..
폐위된 왕에게 밥상을 차려준 사람들이 있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사극을 꽤 즐겨 보는 편이지만, 솔직히 말해 역사 공부를 목적으로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 를 관람하고 나서 처음으로 영화관을 나오자마자 관련 역사를 검색했습니다. 단종이라는 인물이 실제로 17세에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거든요.개유정난, 이 영화가 다룬 역사는 어디까지 사실인가영화 시작과 함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라는 문구가 뜨는데, 저는 그 순간 오히려 궁금증이 더 커졌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감독의 상상인 걸까 하고요.역사적 뼈대는 분명합니다. 1452년 문종이 일찍 세상을 뜨자 12세의 어린 단종이 즉위했고, 이듬해인 1453년 숙부 수양대군이 계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