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그냥 우주 배경 블록버스터 정도로 생각하고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데, 정확히 무슨 이야기인지 따라가기가 이해가 안가고 벅찼습니다. 그게 인터스텔라와의 첫 만남이었고, 그 뒤로 몇 번을 더 봤는지 모릅니다. 여러번 시청하다보면 진정한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왔습니다.줄거리 — 지구를 떠나야 했던 이유영화의 배경은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입니다. 먼 미래의 지구는 식량난과 모래폭풍으로 거의 모든 사람이 농부로 살아가는 세계입니다. 매일 아침 식탁 위 컵을 뒤집어 두고 잠에서 깨면 먼지를 털어내야 하는 일상, 저는 이 장면이 오히려 우주 장면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전직 우주비행사 쿠퍼는 딸 머피의 방에..
영화 듄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화면은 압도적으로 아름다운데, 대사 속 낯선 단어들이 쏟아지면서 '지금 뭘 보고 있는 건가' 싶었거든요. 일반적으로 SF 영화라고 하면 관객이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설명 장치를 넣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듄은 그런 친절함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영화입니다. 알고 보니 그 낯섦의 근원은 서기 16000년에 걸친 방대한 역사였고, 그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나면 영화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듄의 배경역사 — 1만 년이 만들어낸 봉건 은하제국처음 영화를 봤을 때 황제니 귀족 가문이니 하는 설정이 그냥 판타지 클리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수만 년에 걸친 역사적 필연의 결과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듄 세계관의 분기점은 서기 1..
미국 드라마인데 한국어가 절반이라면, 그게 미드일까요 한드일까요?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시리즈 버터플라이를 처음 틀었을 때 저도 잠깐 헷갈렸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치는데, 화면 구석에는 영어 자막이 달려 있었거든요. 국내 드라마를 주로 보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작품인데, 익숙한 풍경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쉽게 빠져들었습니다.미드를 자주 보지는 않지만 익숙한 한국어와 한국 배경때문에 보기 시작했어요한국 배경, 단순한 이국적 배경이 아니었다첩보물에서 해외 로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이국적인 분위기만 빌려오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장소 자체가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방식입니다. 버터플라이는 후자에 가깝다고 느껴졌습니다.서울 도심의 고층 건..
폐위된 왕에게 밥상을 차려준 사람들이 있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사극을 꽤 즐겨 보는 편이지만, 솔직히 말해 역사 공부를 목적으로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만큼 역사가 어렵고 재미위주로 봤는데 이번 영화 를 관람하고 나서 처음으로 영화관을 나오자마자 관련 역사를 검색했습니다. 단종이라는 인물이 실제로 17세에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거든요.계유정난, 이 영화가 다룬 역사는 어디까지 사실인가영화 시작과 함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라는 문구가 뜨는데, 저는 그 순간 오히려 궁금증이 더 커졌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감독의 상상인 걸까 하고요.역사적 뼈대는 분명합니다. 1452년 문종이 일찍 세상을 뜨자 12세의 어린 단종이 즉위했고, 이듬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