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미국 드라마인데 한국어가 절반이라면, 그게 미드일까요 한드일까요?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시리즈 버터플라이를 처음 틀었을 때 저도 잠깐 헷갈렸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치는데, 화면 구석에는 영어 자막이 달려 있었거든요. 국내 드라마를 주로 보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작품인데, 익숙한 풍경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쉽게 빠져들었습니다.
한국 배경, 단순한 이국적 배경이 아니었다
첩보물에서 해외 로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이국적인 분위기만 빌려오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장소 자체가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방식입니다. 버터플라이는 후자에 가깝다고 느껴졌습니다.
서울 도심의 고층 건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안동 하회마을과 부용대 같은 전통 한옥 명소를 배경으로 한 감정 장면들이 단순한 배경 이상의 역할을 했습니다. 현대적인 도시의 속도감과 유서 깊은 전통 공간의 정서가 교차하면서, 아버지와 딸이 9년 만에 마주하는 장면에 묘한 무게감이 더해졌거든요. 제가 직접 봤을 때, 익숙한 부산 해안 도시 풍경이 나오는 순간 괜히 몰입도가 올라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작진이 실제로 여러 차례 한국을 답사하며 로케이션을 선정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흔적이 화면에서 느껴집니다. 서울, 부산, 포항, 대구, 안동까지 오가며 한국의 다양한 얼굴을 담아낸 점은 분명한 강점입니다. 다만 한국 배우들과 영어권 배우들 사이의 앙상블이 간혹 어색하게 느껴지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보는 분마다 판단이 갈릴 것 같습니다.
- 서울 도심 — 고층 빌딩을 활용한 긴장감 있는 추격·액션 장면
- 안동 하회마을·부용대 — 부녀 감정선의 배경으로 활용된 전통 명소
- 부산·포항 해안 — 스케일을 확장하는 외곽 액션 무대
- 대구 — 인물들의 피신처이자 극 중 갈등의 전환점
첩보 액션과 가족 드라마, 두 장르의 균형
버터플라이는 장르적으로 '스파이 스릴러(Spy Thriller)'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스파이 스릴러란 첩보 기관이나 요원들이 얽힌 음모와 배신, 추격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장르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거기에 '가족 드라마'를 정면으로 결합했다는 점에서 꽤 다른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사실 간단합니다. 전직 첩보 요원 데이비드 정이 9년 전 사라진 딸 리베카를 되찾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딸이 사설 정보 기관 케디스(Cadis)의 요원으로 성장해 있었고, 케디스의 수장 준노가 바로 그 배신의 중심에 있었죠. 아버지를 잃었다고 믿으며 자란 딸과, 딸을 지키기 위해 죽은 척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재회라는 설정은 꽤 묵직합니다.
케디스처럼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사설 정보 기관은 '프라이빗 인텔리전스 펌(Private Intelligence Firm)'이라고 불립니다. 쉽게 말해 국가가 아닌 민간이 운영하는 정보·공작 조직으로, 실제 국제 정보 업계에서도 존재하는 개념입니다. 출처: CIA 공식 사이트에서도 민간 정보 계약 업체와의 협력 사례가 공개된 바 있습니다. 드라마는 이 설정을 바탕으로 국가 기관과 민간 조직, 그리고 개인의 욕망이 뒤엉키는 구도를 그립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첩보물이라고 해서 액션 위주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면 부녀간의 대화나 감정 장면이 훨씬 많거든요. 빠른 전개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저도 중반부에는 템포가 살짝 처진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인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와 이 드라마를 어떻게 볼 것인가
주연을 맡은 다니엘 대 킴은 냉철한 전직 요원의 면모와 딸을 향한 복잡한 부성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이중적 감정을 연기하는 배우는 대개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데, 다니엘 대 킴은 두 감정의 균형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회식 자리를 빠져나가는 순간 눈빛이 바뀌는 장면처럼, 말 없이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들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딸 리베카 역의 레이나 하디스티는 더 어려운 역할을 맡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그리움, 조직에 대한 충성과 혈연 사이의 갈등이 한 인물 안에 공존해야 하거든요.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인물이 내면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곡선을 뜻합니다. 리베카의 캐릭터 아크는 시즌 1을 통틀어 가장 일관되게 설계된 부분이고, 레이나 하디스티가 그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한 점은 인정할 만합니다.
이 작품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미드로 접근하면 액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고, 한드처럼 감정 드라마로 접근하면 오히려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는 후자로 마음을 바꾸고 나서부터 훨씬 편하게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Amazon Prime Video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버터플라이는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었으며, 다언어 환경을 적극 활용한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한국어와 영어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바이링구얼 드라마(Bilingual Drama)' 형식, 즉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은 한국 시청자에게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야기의 국제적 배경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합니다. 색다른 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어색함을 감수할 만한지 여부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버터플라이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구독을 통해 시청할 수 있으며, 한국어 자막을 지원합니다. 서비스 제공 여부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액션이 많은 편인가요, 아니면 스토리 위주인가요?
A. 액션이 많을 것이라 기대하고 보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스토리와 인물 감정선에 집중하고 나면 오히려 만족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 작품은 액션보다 부녀 관계와 배신의 서사에 비중이 더 실려 있습니다.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크게 갈릴 수 있습니다.
Q.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즐길 수 있나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영어 자막이 제공되고, 영어 대사와 한국어 대사가 번갈아 나오는 바이링구얼 구성이라 언어 장벽이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 언어가 섞이는 방식 자체가 이 작품만의 특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시즌 2가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A. 시즌 1은 아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리베카가 사라지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면서 명확한 의문을 남깁니다. 시즌 2 관련 공식 발표는 제 작성 시점 기준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시리즈의 속편 여부는 시청률과 반응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결론
버터플라이는 미드라기보다 한드처럼 느껴지는 작품이고, 그 어정쩡함이 오히려 이 드라마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 스릴러에 가족 드라마를 결합한 시도는 분명 새롭습니다. 다만 그 새로움이 모든 분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빠른 전개와 강렬한 액션을 기대하고 접근하면 중반부에서 지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아버지와 딸의 감정선, 배신과 신뢰의 서사에 집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꽤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후자였고, 그래서 시즌 2가 나온다면 다시 볼 생각입니다. 색다른 미드 한 편을 찾고 계신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선택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