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메멘토를 처음 봤을 때 제가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고, 누가 누구인지도 헷갈리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꽉 찼습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그 혼란이 감독이 일부러 설계한 감각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영화는 퍼즐이 아니라 경험이었습니다.역순 구성이 만들어낸 혼란, 그게 바로 영화의 핵심이었습니다메멘토는 총 44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통 영화라면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시간이 흐르지만, 이 영화는 그 순서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영화 구조를 도식화하면 말굽 모양, 즉 유자(U)형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관객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직선으로 영화를 보지만 실제 사건의 시간 순서는 지그재그..
저도 처음엔 그냥 우주 배경 블록버스터 정도로 생각하고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데, 정확히 무슨 이야기인지 따라가기가 벅찼습니다. 그게 인터스텔라와의 첫 만남이었고, 그 뒤로 몇 번을 더 봤는지 모릅니다.줄거리 — 지구를 떠나야 했던 이유영화의 배경은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입니다. 먼 미래의 지구는 식량난과 모래폭풍으로 거의 모든 사람이 농부로 살아가는 세계입니다. 매일 아침 식탁 위 컵을 뒤집어 두고 잠에서 깨면 먼지를 털어내야 하는 일상, 저는 이 장면이 오히려 우주 장면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전직 우주비행사 쿠퍼는 딸 머피의 방에서 이상한 현상을 발견합니다. 책장에서 책이 떨어지고, 먼지가 일정한 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