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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ETF 3대장인 SPY, VOO, IVV는 20년 연평균 수익률이 모두 10.4%로 동일합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떤 걸 사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들고 버티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뜻이니까요. 어떤 ETF를 골라야 할지 고민이라면, 먼저 세 상품이 왜 거의 같으면서도 미세하게 다른지부터 짚어보는 게 순서입니다.
SPY·VOO·IVV, 세 ETF가 비슷해 보이는 이유
처음 S&P500 ETF를 알아볼 때 가장 먼저 든 의문이 이것이었습니다. 왜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세 개나 있을까, 그리고 어떤 게 다른 걸까.
S&P500 지수란 미국의 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tandard & Poor's)가 산업 대표성과 시가총액, 유동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500개 종목으로 구성한 지수입니다. 공업 400개, 운수 20개, 공공 40개, 금융 40개로 미국 전체 산업을 고루 반영한다는 점에서 나스닥의 기술주 편중이나 다우존스의 전통 산업 편중과는 결이 다릅니다. 쉽게 말해 미국 경제 전체의 '평균 성적표'를 하나의 주식처럼 사고파는 것이 바로 S&P500 ETF(상장지수펀드)입니다.
SPY는 1993년에 출시된 세계 최초의 ETF로, 운용사는 State Street Global Advisors입니다. 일평균 거래 대금이 271억 달러에 달할 만큼 유동성이 압도적입니다. 유동성이란 원할 때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정도를 뜻하는데, 거래량이 많을수록 내가 원하는 가격에 거래가 체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VOO는 인덱스 펀드로 유명한 뱅가드(Vanguard)가 2010년 출시한 상품이고, IVV는 블랙록(BlackRock)이 2000년에 선보인 ETF입니다.
세 상품의 운용 보수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 SPY: 운용 보수 0.0945%, 운용 자산 약 6,200~6,300억 달러, 배당 수익률 1.63%
- VOO: 운용 보수 0.03%, 운용 자산 약 6,480억 달러, 배당 수익률 1.67%
- IVV: 운용 보수 0.03%, 운용 자산 약 6,000억 달러 이상, 배당 수익률 1.67%
수치만 보면 VOO와 IVV의 보수가 SPY의 약 3분의 1 수준입니다. 1억 원을 20년간 투자할 때 이 보수 차이가 누적되면 생각보다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 됩니다. 제가 이 부분을 계산해 봤을 때 운용 보수가 낮은 쪽이 장기복리 효과 측면에서 조금씩 유리해진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장기복리 효과란 이자가 이자를 낳는 구조가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참고로 S&P500 지수의 구성과 성과는 출처: S&P Dow Jones Indices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년 수익률이 같아도, 왜 VOO를 선택하는가
제가 세 ETF의 20년 성과를 비교했을 때 처음에는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SPY, VOO, IVV 모두 연평균 수익률(CAGR)이 정확히 10.4%로 동일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CAGR이란 복리 기준 연평균 성장률을 뜻합니다. 즉 매년 수익률이 다를 수 있지만 20년 전체를 평균 냈을 때 연 10.4%씩 불어났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니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수렴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매달 100만 원씩 30년을 투자하면 원금 3억 6천만 원이 복리 10.4%로 불어나 약 22억 2,900만 원 수준이 됩니다. 이렇게 기간이 길어지면 어떤 ETF를 샀느냐의 차이는 점점 작아집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VOO를 고르는가. 제 판단으로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는 운용 보수입니다. 1억 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배당 수익률 차이(1.63% 대 1.67%)만으로도 연 약 30만 원, 월 2만 4,500원 정도 더 챙길 수 있습니다. 작아 보이지만 이것이 20년 동안 복리로 재투자되면 격차는 벌어집니다.
두 번째는 구조적 차이입니다. SPY는 배당금을 펀드 내에 재투자하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이로 인해 배당 재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반면 VOO는 개방형 펀드(Open-End Fund) 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증권사의 배당 재투자 기능을 활용하면 배당금을 바로 같은 ETF에 넣을 수 있습니다. 개방형 펀드란 투자자가 언제든지 자유롭게 매수·환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합니다. 선저축처럼 배당이 생기는 즉시 다시 원금에 편입시키는 방식이 장기 복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IVV도 VOO와 보수·재투자 측면에서 거의 같습니다. 다만 종목 회전율이 다소 높아 구성 종목이 빠르게 교체되는 편이라 미세하게 거래 비용이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회전율이란 펀드가 보유한 종목을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교체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뱅가드의 ETF 운용 방식과 구조에 대한 상세 정보는 출처: Vanguard 공식 VOO 상품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투자할 때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들
VOO가 좋다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제가 직접 따져봤을 때 걸리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그냥 넘기면 나중에 당황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연평균 10.4%라는 숫자입니다. 이것은 2005년부터 2025년까지 과거 20년간의 실제 성과입니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말은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경고입니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이 이미 역사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기업 가치) 수준에 있는 시점이라면 앞으로의 연평균 수익률이 과거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둬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수치는 목표를 잡는 참고자료로는 유용하지만, 확정된 미래처럼 대입하면 위험합니다.
다음으로 환율과 세금입니다. 미국 ETF에 투자하면 달러로 수익이 나는데, 이를 원화로 환산할 때 환율이 불리하게 움직이면 실질 수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 해외주식 배당소득에는 미국 원천징수 15%가 적용되고, 국내 배당소득세 15.4%도 부과됩니다. ETF 매도 시 발생한 매매차익은 250만 원까지 비과세이며 초과분에는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이 세제 구조를 모르고 수익률만 계산하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투자를 하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 부분은 종목 선택이 아니라 '버티는 것'이었습니다. S&P500은 지난 15년 중 2022년 단 한 해만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그 한 해 동안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매도한 투자자도 많았습니다. 매달 100만 원씩 30년을 넣는 시나리오가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결혼·육아·주택 구입처럼 예상 못한 지출이 생기면 중간에 멈추거나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 금액은 생활비와 비상자금을 반드시 제외하고, 시장이 30% 이상 빠져도 팔지 않을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워렌 버핏이 강조한 투자 원칙 세 가지도 이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속적인 저축, 미국 경제 순풍에 올라타는 것, 그리고 치명적 실수를 하지 않는 것. S&P500 ETF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지킬 수 있는 구조이지만, 자신의 생활비까지 투자에 밀어 넣는 순간 세 번째 원칙을 스스로 깨는 결과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SPY, VOO, IVV 중에 뭘 사야 하나요?
A. 장기로 조금씩 모아가는 방식이라면 VOO가 유리합니다. 운용 보수가 0.03%로 SPY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이고, 개방형 펀드 구조 덕분에 배당 재투자도 용이합니다. 단기 대량 거래나 유동성이 최우선이라면 거래량이 압도적인 SPY도 충분한 선택지입니다.
Q. 매달 얼마씩 넣어야 나중에 월 300만 원 배당을 받을 수 있나요?
A. VOO 기준으로 30년간 연평균 10.4% 복리를 가정하면 매달 약 97만 원 수준을 꾸준히 투자해야 월 300만 원 배당에 필요한 주식 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다만 이 수치는 과거 수익률 기반의 시뮬레이션이므로 목표 설정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Q. 미국 ETF 투자할 때 세금은 어떻게 되나요?
A. 배당소득에는 미국 원천징수 15%가 먼저 적용되고, 국내 배당소득세 15.4%도 부과됩니다. ETF 매도 시 발생한 매매차익은 연 250만 원까지 비과세이며, 초과분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수익률만 계산하지 말고 세후 실수익을 꼭 따져봐야 합니다.
Q. S&P500 ETF와 슈드(SCHD) ETF 중 어느 게 낫나요?
A. 목적이 다릅니다. 슈드는 평균 배당 수익률이 약 3.95%로 배당 소득을 주로 목적으로 하며 주가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S&P500 ETF는 배당(1.63~1.67%)보다 시세차익을 주 목적으로 하며, 20년간 연평균 10.4%의 자산 성장을 추구합니다. 두 상품을 분산해서 보유하는 방식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Q. 지금 미국 주가가 높은데 S&P500 ETF에 지금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A. 한 번에 몰아서 사는 것보다 매달 일정 금액씩 나눠 사는 적립식 방식이 리스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시장이 높을 때 조금 사고, 떨어질 때 더 많이 사게 되는 구조라 장기적으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주가 수준보다 얼마나 오래 꾸준히 유지하느냐가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합니다.
결론
제가 S&P500 ETF를 공부하면서 내린 결론은 단순합니다. SPY든 VOO든 IVV든 세 ETF는 장기적으로 거의 같은 곳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같은 목적지라면 수수료가 적게 드는 길을 택하는 게 낫고, 그 기준에서 VOO가 조금 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ETF를 고르느냐가 아니라, 생활비와 비상자금을 제외하고도 시장이 크게 빠졌을 때 버틸 수 있는 금액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에서 실패하는 사람이 종목 선택에서 실패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습니다. 목돈이 있다면 VOO를 기점으로 분산 투자를 검토해 보시고, 아직 목돈을 모으는 단계라면 저축에 집중하면서 소액씩 적립식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