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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심으면 매년 수확 (다년생 채소, 텃밭 관리, 귀농귀촌)

라이프플랜 2026. 9. 21. 07:57

목차


    한 번 심으면 매년 수확

     

    솔직히 저는 텃밭이 부지런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년 봄마다 모종을 사다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야만 뭔가 수확할 수 있다고 믿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생각이 절반쯤은 틀렸습니다. 한 번 자리 잡으면 알아서 올라오는 작물들이 있고, 그 작물들이 생각보다 훨씬 생활에 보탬이 됩니다.



    매년 다시 올라오는 작물들, 직접 심어 보고 알게 된 것

    제가 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때는 토마토와 고추 위주였습니다. 의욕이 넘쳐서 모종도 넉넉히 사다 심었는데, 두 달쯤 지나니 물 주는 것도 버겁고 잡초는 어느새 허리 높이까지 자라 있더라고요. 결국 그해 수확은 기대에 훨씬 못 미쳤고, 이듬해에는 텃밭 자체를 거의 포기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부추였습니다. 옆 텃밭 어르신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은데 매년 무성하게 잘라 드시는 걸 보고 저도 한 포기 얻어다 심었거든요. 부추는 다년생 식물입니다. 여기서 다년생이란, 한 번 심어두면 겨울을 나고도 이듬해 봄에 다시 새싹을 틔우는 식물을 말합니다. 한해살이 작물처럼 매년 새로 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죠. 제가 직접 심어봤는데, 첫해에는 좀 가늘고 빈약했지만 이듬해 봄에 땅이 녹자마자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걸 보고 솔직히 좀 감동했습니다.

    달래도 비슷합니다. 번식력이 워낙 강해서 구획을 잡아두지 않으면 옆으로 퍼지는 게 흠이라면 흠인데, 달래 간장에 삼겹살을 싸 먹는 맛은 마트에서 사다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달래는 알뿌리 번식을 합니다. 알뿌리 번식이란 구근, 즉 땅속의 둥근 뿌리 부분에서 새 개체가 계속 갈라져 나오는 방식입니다. 씨앗을 따로 뿌리지 않아도 해마다 수가 불어나기 때문에, 한 줌 심어두면 몇 년 뒤에는 꽤 넉넉하게 수확할 수 있습니다.

    쪽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 경험상 쪽파는 겨울에 노지에 그냥 둬도 이듬해 봄에 기어이 살아납니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는 경기권 기준이니, 더 따뜻한 지역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김치나 계란말이에 쪽파가 조금 필요할 때마다 마트에서 한 묶음씩 사다 절반을 버리던 일이 없어졌다는 게 생각보다 꽤 기분 좋은 변화였습니다.

    한 번 심어두면 수확 가능한 주요 다년생 채소 목록

    • 부추 — 잘라낸 자리에서 재생장하며, 씨앗이 떨어져 자연 번식도 가능
    • 달래 — 알뿌리 번식으로 매년 개체 수가 늘어남, 비료 없이도 잘 자람
    • 쪽파 — 구근이 겨울을 나고 봄에 다시 싹을 틔움, 김장 양념에 활용도 높음
    • 시금치 — 월동이 가능한 품종은 가을 파종 후 이듬해 봄까지 수확 가능
    • 참나물 — 지피식물처럼 퍼지며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람, 장아찌·나물 무침 활용
    • 산마늘(명이나물) — 잎을 장아찌로 담그면 고급 식재료, 그늘진 반음지 환경 선호
    • 아스파라거스 — 월동 가능하며 초봄 새순을 잘라 수확, 관리 부담이 적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부추, 달래, 참나물 같은 다년생 채소류는 일반 텃밭 작물에 비해 연간 투입 노동력이 현저히 낮으며, 도시 농업 초보자에게 적합한 작물로 분류됩니다(출처: 농촌진흥청).

    요약: 부추·달래·쪽파·참나물 등 다년생 채소는 한 번 심어두면 알뿌리 번식과 재생장으로 매년 수확이 가능해, 텃밭 초보자에게 부담이 적은 작물군이다.

     

    '평생 공짜'라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그때 느낀 건, '한 번 심으면 평생 공짜'라는 표현이 얼마나 솔깃한지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거든요. 심어두고 아무것도 안 해도 알아서 자란다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일단 토양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강한 작물도 힘을 못 씁니다.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진흙 토양에서는 알뿌리가 썩기 쉽고, 일조량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부추나 쪽파도 웃자라거나 연약해집니다. 일조량이란 하루에 햇빛이 비치는 시간을 말하는데, 텃밭 작물 대부분은 하루 최소 4~6시간 이상의 직사광선이 필요합니다. 제가 집 북쪽 담벼락 아래에 부추를 한 번 심어봤더니 1년 내내 빈약하게 자라다가 결국 거의 죽어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자리가 중요하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잡초 경쟁 문제도 있습니다. 달래나 참나물처럼 번식력이 강한 작물도 명아주나 바랭이 같은 왕성한 잡초 앞에서는 초기에 치여버릴 수 있습니다.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제초 작업이 필요합니다. '관리 부담이 적다'와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지역 환경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제주나 전남 해안처럼 겨울이 온화한 곳과 경기 내륙처럼 혹한이 오는 곳은 월동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월동이란 작물이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이듬해 봄까지 살아남는 것을 말합니다. 경기권 노지에서 살아난 작물이라면 대한민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무리 없이 겨울을 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반대 방향, 즉 따뜻한 지역의 사례를 추운 지역에 그대로 적용하면 실패할 수 있습니다.

    산마늘, 즉 명이나물은 반음지 환경을 선호하는 작물이라 관리 방식이 다른 작물들과 조금 다릅니다. 직사광선이 강한 환경에서는 차광망을 이용해 일부러 그늘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차광망이란 햇빛의 일부를 가려주는 망 형태의 농자재로, 농업용 검은 부직포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초기 환경 세팅만 해두면 이후에는 거의 손이 가지 않는다는 점은 맞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텃밭 채소 재배 가이드에서도 산마늘과 참나물은 반음지 적응성이 높은 작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제 경험상 이런 작물들을 제대로 즐기려면 '한 번 심고 방치'가 아니라 '자리 잡을 때까지 조금 도와주고, 그 이후엔 거의 손 안 댄다'는 마음가짐이 더 정확합니다. 그래야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실망하지 않습니다.

    요약: '평생 공짜'는 과장된 표현이고, 일조량·배수·잡초 관리 등 초기 환경을 맞춰줘야 다년생 채소가 제 역할을 한다. '관리 부담이 적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추를 처음 심을 때 씨앗으로 심나요, 모종으로 심나요?

    A. 둘 다 가능하지만, 제가 직접 해보니 씨앗보다는 모종이나 뿌리 포기를 얻어다 심는 게 훨씬 빠릅니다. 농약방이나 종묘상에서 씨앗을 구할 수 있고, 주변에 텃밭 하는 분이 있다면 포기 나눔을 받는 게 제일 수월합니다. 씨앗 파종은 발아까지 시간이 걸려 첫해에는 수확이 거의 어렵습니다.

     

    Q. 달래가 너무 번지면 어떻게 관리하나요?

    A. 달래는 알뿌리 번식력이 워낙 강해서 방치하면 주변 작물 자리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처음부터 벽돌이나 플라스틱 경계재로 구획을 나눠 심었더니 이후에 따로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번진 달래는 봄에 뽑아 다른 자리에 옮겨 심거나 지인에게 나눠줘도 됩니다.

     

    Q.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다년생 채소를 키울 수 있나요?

    A. 부추와 쪽파는 베란다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일조량이 충분하지 않은 북향 베란다에서는 웃자라거나 성장이 더딜 수 있어, 가급적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 부추는 화분 깊이가 20cm 이상 되어야 뿌리가 제대로 자리를 잡습니다.

     

    Q. 명이나물(산마늘) 장아찌는 어떻게 담그나요?

    A. 잎이 세 장 이상 펼쳐졌을 때 수확해서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간장·물·설탕·식초를 끓여 식힌 장아찌용 간장에 재워두면 됩니다. 솔직히 처음에 비율이 어렵게 느껴졌는데, 간장 3·물 2·설탕 1·식초 1 정도가 기본입니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2~3일 후부터 먹을 수 있고,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식당에서 파는 것 못지않습니다.

     

    결론

    텃밭을 처음 시작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한 실수는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매년 새로 심어야 하는 한해살이 작물을 잔뜩 심어놓고 관리에 지쳐버리는 패턴을 반복했거든요. 지금 돌아보면, 처음부터 부추나 쪽파처럼 자리 잡으면 해마다 알아서 올라오는 다년생 채소 몇 포기를 텃밭 한편에 심어두는 게 훨씬 현실적인 시작이었다는 생각입니다.

    '평생 공짜'보다는 '한 번 자리 잡으면 매년 조금씩 수확하며 관리 부담을 줄여주는 작물'이라는 표현이 제 경험에는 더 맞습니다. 수확량이 적더라도, 겨울을 지나고 봄에 파릇하게 올라오는 부추 한 줌을 직접 잘라서 밥상에 올리는 그 기분은 마트에서는 살 수 없는 것입니다. 귀농귀촌을 생각하고 있거나 텃밭을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실패 부담이 적은 다년생 채소 두세 가지부터 한편에 심어 보는 것이 제가 해볼 수 있는 가장 솔직한 권유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Z3nYY9_o4zE